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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천재들의 자본주의 워크숍 표지


경제학 천재들의 자본주의 워크숍
Kein Kapitalismus ist auch keine Lösung (2016년)
: 스미스, 마르크스, 케인스는 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가


사회과학> 사회문제
경제일반> 경제학
울리케 헤르만 지음 | 박종대 옮김
22,000원 | 404쪽
ISBN : 979-11-93482-06-3
2024년 8월 19일 출간


[서점 링크] 교보문고 | 예스24 | 알라딘



✦ 책 소개

부의 불평등은 왜 점점 심해질까? 돈과 시장은 어떤 원리로 움직일까? 임금은 어떻게 정해지고, 실업자는 왜 생길까? 경제 성장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금융 위기는 왜 일어날까?

오늘날 경제학자들이 답하지 못하는 여러 문제에 대한 해답을 경제학 고전에서 찾을 수 있다. 스미스, 마르크스, 케인스는 자본주의의 발전 과정을 목격하면서 각각 『국부론』, 『자본론』, 『일반 이론』이라는 기념비적 저서를 남겼다. 경제학 천재들의 삶과 사상을 살펴보며 자본주의의 특징과 대안을 고찰하는 경제 안내서이다.



✦ 추천의 글

이 책은 경제학도는 물론 문외한에게도 오늘날 자본주의 경제가 왜 전망이 어두운지, 기존 경제학이 어떻게 우리의 현실 인식을 왜곡하는지 친절히 설명한다. 삶과 유리된 잘못된 경제학이 생명을 죽인다!
기존 신고전주의 경제학은 수학적 모델이나 ‘한계생산성’, ‘호모 에코노미쿠스’ 등 허구적인 개념을 동원해서, 국가가 개입하지 않는 자유시장과 무한경쟁을 정당화한다. 그러나 이는 현실을 정직하게 해명하기보다 자본의 입장에서 현실 경제를 구축하려는 시도일 뿐! 동시에 이는 국내외 빈부격차, 노동 소외와 실업, 경쟁의 역설, 투기·부채 경제와 금융 위기, 자원 고갈 및 기후 위기 등으로부터 눈을 돌리게 만드는 무책임성마저 드러낸다.
언론인이자 작가인 울리케 헤르만은 오늘날 우리의 뒤틀린 현실을 제대로 알고 극복하기 위해, 주류 경제학이 ‘유령’ 취급해온 스미스, 마르크스, 케인스를 새롭게 읽자고 제안한다. 특히 이 책은 자본주의가 자기 생명을 유지하려고 국가와 시장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설명함으로써 ‘어떤 자본주의도 답이 아님’을 제시한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이 위대한 학자들의 인생과 이론을 그 혁신성과 모순성까지 포함해 보다 세밀히 알 수 있다. 나아가 역동적으로 변신하는 자본주의를 비판적으로 보는 관점은 물론, 대안의 실마리까지 얻을 수 있다. 감히 일독을 권한다.

_강수돌, 고려대 융합경영학부 명예교수, 『자본이 사람을 멈추기 전에, 부디 제발』 저자


울리케 헤르만은 그의 새 책에서 너무 복잡하다고 여겨지는 경제학 지식을 비전공자라도 이해할 수 있게끔 풀어낸다. 그의 글은 유쾌한 통찰력과 번뜩이는 논리로 지난 250년을 톺아보며 우리를 스미스, 마르크스, 케인스라는 경제학자들에게로 이끈다. 헤르만이 말하기를 그들은 결코 구시대적인 사상가들이 아니며 현 경제 상황을 해석할 만한 중요한 지식을 제공했다.

_에디트 랑게, 독일 ARD 시사 프로그램 〈titel, thesen, temperamente〉 책임 프로듀서, 기자


경제학의 새로운 우주를 열어준다. …경제를 잘 이해하고 싶다면 헤르만의 이 책을 읽어야 한다.

_프랑크푸르터 룬트샤우


명쾌하게 쓰인 이 책은 자본주의의 주요 메커니즘을 다룬 스미스, 마르크스, 케인스의 사상을 이해하고자 하는 일반 독자 누구에게나 유용하다.

_도이칠란트펑크 쿨투어 레자르트



✦ 지은이

울리케 헤르만 (Ulrike Herrmann)

1964년 독일 함부르크 출생으로, 베를린자유대학에서 경제사와 철학을 공부했다. 2000년부터 독일 신문 《타게스차이퉁》에서 오피니언부 기자와 국회출입 기자로 일했고 2006년부터는 경제부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다양한 지면에 사회 및 경제 정책을 주제로 글을 쓰며, 텔레비전과 라디오 시사 토론에 자주 초청받는 단골손님이다. 지은 책으로 『자본의 승리(Der Sieg des Kapitals)』, 『만세, 우리가 지불할게: 중산층의 자기기만(Hurra, wir durfen zahlen: Der Selbstbetrug der Mittelschicht)』, 『자본주의의 종말(Das Ende des Kapitalismus)』 등이 있다. 2016년에 케인스 소사이어티상의 올해의 경제 저널리즘 부문에서 수상했고, 2019년에는 “복지 국가에 대해 예리한 감각을 갖춘, 날카로운 저널리즘”의 공로를 인정받아 오토 브레너 언론상 특별상을 받았다. 경제 분야의 핵심 언론인이자 전문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 옮긴이

박종대

성균관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쾰른에서 문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사람이건 사건이건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이면에 관심이 많고, 환경을 위해 어디까지 현실적인 욕망을 포기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 자신을 위한 길인지 고민하는 제대로 된 이기주의자가 꿈이다.
움베르트 에코의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의 『사냥꾼, 목동, 비평가』, 『의무란 무엇인가』, 『인공 지능의 시대, 인생의 의미』를 포함하여 『앙겔라 메르켈』, 『늑대의 시간』, 『특성 없는 남자』, 『데미안』 등 150권이 넘는 책을 번역했다.



✦ 상세 이미지


경제학 천재들의 자본주의 워크숍 상세 이미지




✦ 출판사 서평



사회 현실을 무시한 주류 경제학의 실패,
세계 금융 위기는 반복된다


2008년, 미국발 세계 금융 위기는 주류 경제학자들의 오류를 만천하에 드러낸 결정적인 계기였다. 그들은 막대한 피해를 가져온 경제 위기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고, 그에 적절히 대처하지도 못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오늘날의 신고전주의 혹은 신자유주의 경제학자 들은 철저히 수학적인 모델에 입각한 이론을 내세웠고, 현실과 동떨어진 그들의 이론이 경제학계와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그들은 국가가 개입하지 않더라도 시장이 언제나 ‘효율’적으로, ‘균형’을 금세 되찾는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보면서 자유시장과 자유무역을 주창해왔다. 그리하여 그들의 경제학 이론에서는 산업화, 투기, 대출 등 자본주의의 핵심 구성 요소들이 빠져 있고 화폐, 통화, 이윤 같은 요소들도 부차적인 문제로 여겨진다.

독일의 유력 일간지 《타게스차이퉁》에서 20여 년간 일해온 경제 전문 기자이자 2016 케인스 소사이어티상 및 2019 오토 브레너 언론상 수상자인 저자는 주류 경제학자들이 최근 금융 위기의 공범이라고 지적하고, 주류 경제학이 사회과학보다는 그들만의 독단적인 진리를 주장하는 ‘종교’에 가깝다고 비판한다. 더 나아가, 호황과 불황을 오가는 자본주의 체제 아래에서 앞으로도 반복될 경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그 대안으로서 스미스, 마르크스, 케인스의 경제학으로 되돌아가 그들의 이론을 다시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본주의에 대한 문제의식을 품은 경제학 고전
『국부론』, 『자본론』, 『일반 이론』


스미스, 마르크스, 케인스의 공통점은 혁신적인 경제학 이론을 제시함으로써 경제학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오늘날 주류 경제학자들을 비롯해 많은 이들은 위대한 세 학자를 단순히 과거의 ‘유령’으로 취급하고 있다. 300년 가까이 부침을 겪으며 지속되어온 자본주의 경제 체제가 위기에 처해 있는 지금, 과거의 경제학 천재들에게 다시 한번 경제학을 제대로 배워야 할 때이다.

실제로 스미스의 『국부론』, 마르크스의 『자본론』, 케인스의 『일반 이론』은 모두 자본주의가 복잡다단하게 변화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명저들이다. 애덤 스미스는 18세기에 상업 자본주의의 태동을, 마르크스는 19세기에 산업 자본주의의 발전을, 케인스는 20세기에 금융 자본주의의 시작을 목격했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각 자본주의가 야기한 여러 사회 문제를 뚜렷이 인식하며 현실에 대한 통찰을 자신들의 저서에 담아냈고, 이 기념비적 저작들은 현대 경제학의 학문적 기틀이 되었다.

『국부론』은 중상주의자들의 오류를 지적하면서 부를 창출하는 노동, 특히 ‘분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경제에 관한 거시경제학적 관점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자본론』은 ‘잉여가치’라는 새로운 개념을 통해 착취의 의미를 파헤쳤고, 소수 대기업의 독점으로 인해 완벽한 ‘자유경쟁’은 존재할 수 없다는 명백한 사실을 보여주었다. 『일반 이론』은 금융시장에서 전체적인 수요와 투자의 역할 및 돈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고, 경제 위기 시 국가 개입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이처럼 경제학 고전들을 되돌아보는 탐구는 과거를 통해 자본주의라는 복잡한 체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더 나은 미래를 모색하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세 천재에 대한 오해와 진실!
그들은 결코 경제학사의 ‘유령’이 아니다


스미스, 마르크스, 케인스 세 사람은 경제학사에서 강력한 영향을 미친 만큼 많은 이들의 오해를 사기도 했다.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표현으로 유명한 스미스는 개인이 이기심에 따라 자유롭게 이익을 추구하는 ‘자유시장’을 열렬히 옹호한 급진적 자유주의자라고 간주된다. 그러나 『국부론』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표현은 딱 한 번 언급될 뿐이며, 사실 스미스는 오늘날의 신자유주의자들과 달리 ‘시장’을 그렇게 중요시하지 않았다. 그는 “부자의 특권에 맞서 싸운 사회 개혁가”(18쪽)로서 부유한 지주와 상인에 맞설 의도에서 경쟁과 자유시장을 두둔한 것이다.

마르크스의 경우, 영국 경제학자 데이비드 리카도가 앞서 주장한 노동 가치론에 계급에 대한 관점을 더한 것뿐이라는 평가를 종종 받는다. 물론 그가 리카도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기는 했지만, 기존 경제학자들을 뛰어넘은 점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의 역학을 정확하게 기술한 최초의 사람”(187쪽)이며 “기술의 중요성을 가장 먼저 이해한 사람”(188쪽)이었다.

케인스는 흔히 ‘위기 이론’의 대표자라고 불리며 경제 위기만 주로 연구한 것처럼 인식되곤 한다. 오늘날 많은 보수주의자는 그를 ‘위기 경제학자’라고 부르면서 경제의 핵심 영역에서는 기여한 바가 없다고 여긴다. 하지만 그는 임금, 임플레이션, 이자, 통화, 세계무역 등 경제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쳤다. 특히 “금융시장을 중심에 놓고 분석한 최초의 경제학자”(271쪽)로서 그는 시장이 왜 자동으로 균형을 되찾지 않는지, 실업이 왜 자주 발생하는지를 설명하면서 이에 대한 정치적인 해법을 제시했고 무분별한 외환 투기를 종식할 수 있는 통화 체제의 규범적인 모델을 선보였다.

『경제학 천재들의 자본주의 워크숍』은 경제학 천재들의 삶과 사상을 누구나 알기 쉽게 풀어내는 동시에 그들에 대한 기존의 오해와 편견을 명쾌하게 밝히는 자리이기도 하다. 20년 넘게 대중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다양한 정치·경제·사회 기사와 칼럼을 써온 저자는 세 학자의 삶과 사상의 핵심과 세부를 두루 살핌으로써, 경제학 비전공자뿐만 아니라 전공자와 전문가에게도 250년 경제학사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기회를 제공한다. 그 덕분에 우리는 비로소 자본주의의 역동적인 속성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자본주의란 단순히 ‘시장경제’ 체제로 설명할 수 없으며 자본주의는 국가 없이 유지될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인식함으로써 앞으로의 대안을 준비할 수 있다.



✦ 목차

한국 독자들에게


1. 들어가는 글: 오늘날의 경제 위기

2. 경제학을 발견한 철학자: 애덤 스미스
평생 가장 중요한 사람이었던 어머니
일류 대학에 실망한 애덤 스미스: 옥스퍼드를 지루하게 느끼다
글래스고의 경제: 독점과 노예무역
경쟁자와의 만남: 중농주의자
어느 연금 생활자의 눈부신 성취: 『국부론』
자유무역에 대한 요구: 스미스가 세관원이 되다


3. 제빵사의 이기심에서 자유무역의 원리로: 『국부론』(1776)
중상주의자들의 오해: 부를 만드는 건 황금이 아니다
핵심 원칙: 분업이 모든 것을 설명한다
이기심을 통한 공익의 실현: 거시경제학은 어떻게 발견되었을까?
수수께끼로 남은 수수께끼: 가격과 이윤은 어떻게 생겨날까?
노동자의 운명: “아프리카의 추장”보다 부유하다
전 세계로 확장된 자유무역: 세계화의 시작
식민지와 노예제: 착취는 착취자도 가난에 빠뜨린다
스미스와 마르크스의 매개자: 데이비드 리카도


4. 한 공산주의자가 자본주의를 분석하다: 카를 마르크스
파격적인 결혼: 연상의 예니
헤겔의 유산: 과정의 변증법
마르크스가 프롤레타리아트를 발명하다
단순한 “재능” 이상의 인간: 프리드리히 엥겔스
영국 노동계급의 상황
혁명은 더 빨랐다: 『공산당 선언』
런던에서 불행한 망명 생활을 하다
마르크스에서 마르크스주의까지


5. 사회주의가 과학이 되다: 『자본론』(1867)
착취는 공정하다: ‘잉여가치’의 논리
자본은 소유가 아니라 과정이다
자본의 변증법: 경쟁은 독점으로 끝난다
오류 1: 노동자들은 가난하지 않다
오류 2: 착취는 있지만 잉여가치는 없다
오류 3: 돈은 상품이 아니다
천재도 실수할 수 있다: 마르크스의 의의


6. 자본주의에는 관심이 없는 신고전주의자들
주관적인 이득만이 중요하다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은 수수께끼: 가격은 어떻게 생기는가?
현실이 무시되다: 대기업은 비경제적이다
슘페터가 신고전주의를 비웃다: “가련한” 경제 주체들
위기? 어떤 위기?


7. 돈은 어디에 있을까?! 존 메이너드 케인스
부모의 자랑거리: ‘왕의 학자’ 케인스
유능한 수학자이지만 수학 천재는 아니다
할 일이 없는 인도 사무소에서 박사학위 논문을 쓰다
전쟁 배상금의 지불 불능 논리: 케인스가 베스트셀러를 쓰다
대학 강사 수입은 너무 적다: 케인스가 투기꾼이 되다
케인스의 사생활: 블룸즈버리와 리디아 로포코바
신고전주의와의 기나긴 작별
불치병


8. 확실한 건 오직 불확실성뿐이다: 『일반 이론』(1936)
자기 자신의 이론도 제대로 이해 못 하는 신고전주의
저축은 미덕이 아니라 위험이다
짧은 여담: 돈은 어디서 올까?
신고전주의가 풀지 못한 미스터리: 이자는 어떻게 작동할까?
관건은 이자가 아니라 투기다
호모 에코노미쿠스에게는 기회가 없다: 위험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위에 선 금융시장
시장이 실패하면 국가의 개입이 필요하다
자유로운 돈 거래는 안 된다


9. 오늘날의 주류: 어떤 자본주의도 해결책이 아니다
‘경제 기적’의 한복판에서: 신자유주의자들이 승리의 진군을 계획하다
산업 로비스트: 루트비히 에르하르트
1973년의 전환점: 금융 카지노가 다시 문을 열다
밀턴 프리드먼: 케인스에 맞선 ‘반혁명’
통화주의는 실패했지만 금융시장은 호황을 누리다
잘못된 이론의 대가는 비싸다: 금융 위기가 발생하면 수조 달러의 비용이 든다
위기 후가 곧 위기 전이다


10. 스미스, 마르크스, 케인스에게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추천의 말

참고 문헌



✦ 책 속에서

왜 부자는 점점 더 부유해지고 가난한 사람은 점점 더 가난해질까? 돈은 어떤 원리로 움직일까? 성장의 원동력은 무엇이고, 경제 위기는 언제 발생할까? 실업자는 왜 생길까? 아이들도 던질 법한 질문이지만, 경제학자들은 명확히 답하지 못한다. 오히려 이런 질문은 무시한 채 현실과 아무 상관 없는 수학적 모델에만 집착한다.

_13쪽


대부분의 경제학자는 대기업이 지배하고 은행이 허공에서 돈을 만들어내는, 완전히 무르익은 자본주의 속에서 산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른다. 그렇기에 경제학자들은 금융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어쩔 줄 모르고 우왕좌왕한다. 주류 경제학의 오류는 대안으로서 스미스와 마르크스, 케인스의 경제학을 알아야만 보인다.

_16쪽


자본주의는 경제뿐 아니라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깊숙이 스며든 총체적 시스템이다. 그게 흥미로운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자본주의라는 이름의 이 모험적 시스템은 그것의 가장 명석한 이론가들, 그러니까 스미스, 마르크스, 케인스를 알 때 우리 눈에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17쪽


[애덤 스미스]는 부자의 특권에 맞서 싸운 사회 개혁가였다. 경쟁과 자유시장을 두둔하기는 했지만, 그 자체가 목적이었던 것이 아니라 지주와 부유한 상인의 특권을 축소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오늘날 스미스가 살아 있었다면 아마 사회민주당원이 되었을 것이다.

_18쪽


누가 자본가가 되고, 누가 노동자가 될까? 누구는 부자가 되고, 누구는 평생 뼈 빠지게 일해야 할까? 스미스는 어떤 누군가가 일용직 노동자가 되든 철학자가 되든 개인의 재능과는 하등 상관이 없다고 명확히 말함으로써 시대를 훨씬 앞서나갔다. 그는 오만하지 않았고, 사회적 다윈주의자도 아니었다. 부자와 빈자 사이에 지능 차이가 있다고도 믿지 않았다. 그건 그저 누가 운좋게 더 높은 신분과 지위로 태어나느냐에 따른 사회적 우연일 뿐이었다. 스미스는 성과주의를 최우선하는 신자유주의적 사고를 순진하다며 일축했을 것이다.

_67쪽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정의한 최초의 인물이었다. 돈은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 투자된다. 상품이 팔리면 더 많은 돈이 들어온다. 즉 이윤이 생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본의 일반적 공식은 사실상 M‘ (돈) – C(상품) – M(돈)’이다.”
여기서는 욕구 충족이 목표가 아니라 화폐 축적 그 자체가 목표다. 자본가는 결코 멈추어서는 안 되고 달성한 것에 만족해서도 안 된다.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끊임없이 이윤을 재투자해야 한다.

_169쪽


그렇다면 자본주의의 쉼 없는 역동성을 추동하는 힘은 무엇일까? 자본가들은 어떤 이유로 집에 편안히 앉아 노동자들에게서 쥐어짜낸 잉여가치를 즐길 수 있을까?

_171쪽


마르크스의 변하지 않는 업적은 그가 자본주의의 역학을 정확하게 기술한 최초의 사람이라는 점이다. 현대 경제는 지속적인 과정이지 고정된 상태가 아니다. 소유는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재사용될 때만 존재하는 것이다. 수입 역시 결코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투자될 때만 얻을 수 있다.

_187쪽


대신 ‘시장’을 절대적으로 여기는 순진한 경제관이 득세했다. 여기선 마치 자본주의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가격과 물물교환만이 관건으로 떠오르고, 마치 기술이나 성장, 이윤, 돈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정적 균형이 구축된다. ‘신고전주의’의 이 인위적 세계가 모든 교과서를 지배하게 되는데, 그것은 종종 ‘신자유주의’라고 불리기도 한다.

_190쪽


신고전주의는 실제 세계를 반영하지 않았음에도 탁월한 장점이 있었기에 시대의 지배 학설로 부상했다. 경제 모델을 미분과 적분을 활용한 우아한 수학 공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하지만 그와 함께 오늘날까지도 경제학자들이 너무 쉽게 빠져드는 방법론적 오류의 가능성이 있다. 경제에서는 늘 수량과 가격, 즉 숫자가 중요한데, 수학도 숫자를 사용하기에 경제학이 수학 공식을 사용한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는 점이다.

_197쪽


케인스는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공산당 선언』에서 이미 묘사한 바 있는 그 수수께끼를 푼 최초의 경제학자였다. 사회는 부유한데 빈곤은 왜 발생할까? 실업자는 일하고 싶어 하는데 공장은 왜 돌아가지 않을까? 케인스는 그 이유를 설명한다.
열쇠는 돈이다. 미래가 너무 불안해 보이면 사람들은 돈을 쥐고 내놓지 않으려 한다. 따라서 포인트는 기대와 우연, 그리고 인간의 집단 본능이다.

_264쪽


금융시장을 견제하기 위해 케인스는 큰 자산에 세금을 부과하자고 했다. 대상은 주로 상당 재산을 물려받는 피상속인이었다. 이들은 부의 창출에 기여한 것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이 제안은 혁명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케인스 본인은 이 방식이 좌파적이 아니라 오히려 ‘중도 보수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자본주의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고치고 싶었다. 부자에 대한 과세를 늘리는 데 찬성했지만, 원한에 찬 적개심에서가 아니라 오히려 자산가들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그들은 너무 많이 저축하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부자가 돈을 쓰지 않으면 수요가 줄어 경제가 위축된다. 그러다 결국 다른 이들도 모두 부를 모으려고만 할 것이기 때문에 사회의 전체 자산은 쪼그라든다.

_275~276쪽


현재 우리의 자본주의는 전혀 통제되지 않은 채로 나아가고 있다. 주류 경제학이 현실 자본주의와 무관한 이론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건 대기업을 비롯해 생산도 대출도, 심지어 화폐도 없는 이론이다. 모든 경제학자의 약 85퍼센트는 스스로 신고전주의자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다시 실패할 것이고, 수조 달러의 비용을 발생시킬 것이다.

_321쪽


결국 경제학이 유의미한 지식을 생산하려면 스미스, 마르크스, 케인스로 돌아가야 한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진리’를 찾겠다던 신고전주의의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자본주의는 매우 역동적이어서 시대에 따라 관점과 문제는 끊임없이 변할 수밖에 없다. 각 세대는 각자의 경제학을 발명해야 한다. 다만 그 과정에서 스미스, 마르크스, 케인스는 아주 중요한 팁을 줄 수 있을 것이다.

_3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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